정치권에서 리먼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한 민유성 산업은행장을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모양이다. 정치인들은 문제를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항상 문제의 책임자를 찾아서 문책하려고만 한다. 정치인들이란 원래 도움은 되지 않고 일을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사실 산업은행이 리먼브러더스를 인수했다면 산업은행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졌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은행의 리먼브라더스 인수 시도는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을 받을만 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산업은행이 이런 위험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런 위험한 시도가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기업은 모든 위험을 회피하기만 해서는 안되고 필요할 경우에는 과감하게 risk-taking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risk-taking을 할 때 내부적으로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이번 산업은행의 리먼 인수 추진 과정에서 의사결정이 은행장 1인에 의해 독단적으로 결정된 부분이 있거나, 충분한 자료 검토 없이 직관에 의해 결정된 부분이 있거나, 충분한 내부 토론 없이 은행장의 생각에 의해 영향을 받아 결정된 흔적이 있다면 산업은행은 근본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산업은행은 앞으로도 적절치 못한 매우 위험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런 상황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의사결정과정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산업은행이 리먼 인수를 추진한 전 과정을 면밀하게 리뷰할 필요가 있다. 임직원들이 은행장의 눈치를 많이 보는 공기업인 산업은행에서 순수 민간은행 출신이 은행장을 맡음으로써 은행장의 생각이 충분한 내부 토론 없이 그대로 의사결정으로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많을 것 같다 (민유성 행장은 공기업인 산업은행 임직원들의 이런 생리를 모를 수도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산업은행은 위험한 시도를 할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 민간은행 출신 은행장은 뭔가를 보여 주어야겠다는 의욕이 매우 많을 수 밖에 없고 임직원들은 은행장의 눈치를 보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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