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뉴스에는 서울 대로변에서, 아프칸이나 이라크, 또는 영화에서나 봤던, 두건을 머리에 쓴 사람들이 새총으로 화염병과 골프공을 쏴대고, 망루가 폭발해서 불에 타고, 거의 전쟁터와 같은 모습을 연일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보면서 7,8 년 전에 내가 겪었던 일이 생각난다.
집에서 자다가 새벽 1시쯤에 시끄러워서 잠에서 깨어 보니 누군가가 우리집 벨을 누르고 문을 차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놀라서 밖에 나가보니 술 취한 사람들이 집밖에서 소란을 피우고 있었고 그 소리에 잠을 깬 아파트 주민들도 놀라서 나와 있었다. 당시 나는 형들과 돈을 모아서 함께 살 집을 짓고 있었는데, 그들은 공사 현장의 인부들이었다. 그들은 우리에게서 공사비를 받아간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나에게 밀린 임금 지불을 요구했다.
인부들의 체불 임금은 공사를 담당한 회사의 책임인데, 갑자기 한방 중에 우리 집에 와서 달라고 하니 나로서는 너무나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들은 한밤중에 우리 집에 와서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민 전체를 놀라게 하고 나를 창피하게 하면 내가 그들을 대신해서 이 일을 빨리 해결해 줄거라는 점을 노린 것 같았다.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그들은 밀린 임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을 불렀지만, 경찰은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 그냥 합의를 보라는 것이었다. 전혀 나의 책임이 아닌 일을 어떻게 합의하라는 것인지… 결국 공사를 담당한 회사와 연락해서 합의를 보고 문제는 해결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 일로 인해 여러 사람들이 불법적이지만 집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절감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권력이 전혀 나와 우리 가족을 보호하지 않았다.
우리사회에는 이런 일들이 너무 많다. 병원에서 사망사고가 나면 병원업무가 마비된다. 법적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냥 항의 농성에 들어간다. 교통사고가 나면 서로 상대방 잘못이라고 싸운다. 노사 문제도 그렇다. 합의하지 못하고 쟁의투쟁에 나서는 경우가 너무 많다. 국회에서도 여야가 합의하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조금도 손해보지 않으려 하고 각자 자기 주장만 내세운다.
우리도 선진국처럼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릴 적부터 철저히 교육시켜야 할 것 같다. 물건을 훔쳐서 도망가는 사람을 붙잡은 종업원을 고객의 몸에 절대로 손을 대지 말라는 규칙을 어겼다고 해고한 Whole Foods의 조치를 이해해야 한다 (“Whole Foods는 매장에서 물건을 훔쳐서 도망가는 사람을 붙잡은 직원을 해고했다” 참조). 법과 규칙을 지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일단 법과 규칙을 어기면 주장이 아무리 정당하다고 해도 그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진다.
이번 용산역 사태의 추이를 보면서 앞으로 우리나라에 테러가 발생해도 공권력 집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일을 기회삼아 촛불 집회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한밤 중에 모르는 사람들이 집에 쳐들어 와서 집 내놓으라고 생떼를 쓰면 어떻게 할 것인가고… 하여간 매우 우울하고 걱정스런 1월이다.









제가 보기에는 whole food의 예는 좋은 예가 아닌것 같습니다. 절도범을 잡은 점원을 벌한것은, 도심지에서 전쟁하는 사람을 진압하는 경찰을 벌하는것과 같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