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투자가들은 영어식 기업 이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 조선닷컴 “개미투자자들이 꺼리는 기업 이름은?” 기사는,  증권포털 팍스넷이 한글식과 영어식 기업명에 대한 투자자들의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영어식 기업이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사방법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기사 내용만 보더라도 이 조사는 문제가 많은 것 같다.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주식투자 시 어떤 회사명에 호감을 더 느끼느냐’ 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3077명 중 76.5%(2353명)가 ‘한글식 기업명에 대해 더 호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영어식 회사명에 호감을 느낀다는 이들은 23.6%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영어식 기업이름을 접하면 ‘소규모의, 부실한 회사(73.9%)’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세계화에 발맞춘다며 기업들이 추구했던 ‘첨단, 미래지향’ 등의 이미지를 떠올린 이는 10명중 2명 정도(22.2%)에 그쳤다.

반면 한글로 된 기업 이름에 대해서는 ‘안정, 신뢰, 오래된 기업’ 이미지를 떠올린 이들(61.0%)이 가장 많았고, ‘첨단의, 미래지향적(15.8%)’ 이미지가 다음으로 많았다.   

이러한 부정적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상장사들은 외국어로 된 이름을 주로 사용했다. 지난해 한 언론사가 코스닥시장 상장사 979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영어로 만들어진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은 총 860개였다. 전체의 88%가 외국어로 된 기업이름을 사용했던 것.

한편 최근 한국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실제 최근 1년 동안 부도, 자본감식, 감사의견거절 등으로 상장폐지 된 47개사 중에서 외국어식 사명의 회사가 34개사(72%)로 가장 많았고 외국어를 혼용한 기업명은 7개사(15%), 한글식 기업명 6개사(13%)로 집계됐다.

팍스넷의 조사와 이 기사에 어떤 문제가 있을까?

  • 팍스넷이 호감도 조사에 사용한 이름들은 실제 기업 이름들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조사대상자들은 기업 이름에서 이미지를 떠올렸다기 보다는 실제 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를 떠올렸을 것이다.    조사대상자들이 떠올린 이미지와 회사이름과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 만약 실제 기업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조사대상자들에게 그냥 영어식 기업이름과 한글식 기업이름에 대한 이미지를 물어보는 방식으로 조사했다면,  그것도 제대로된 조사는 아닐 것이다.    식초를 약간 탄 맥주와 그냥 맥주 중에 어느 것이 더 맛있겠는가라고 묻는 것과 실제 맛을 보게 한 것과는 결과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The Effect of Expectations” 참조)
  • 기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상장사들 중에 대부분 (88%)이 외국어 이름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부도,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상장 폐지된 회사들 중에서 외국어 이름을 갖고 있는 회사도 많을(72% + 15% = 87%) 수 밖에 없다.    88%와 87%,  거의 정확하게 같은 비율이다.

2 Responses to 우리나라 투자가들은 영어식 기업 이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1. 영어식 이름은 왠지 코스닥에서나 볼 수 있는 벤처기업 이미지라 high risk를 생각하게 되는게 아닐까요. 개미투자자들은 네임벨류가 높은 그룹이름으로부터 안정성의 느낌을 얻게 되니까요.

  2. 조사할떄 표본구성이 잘못된것은 아닐까 싶네요

    보통 한글보다는 영어를 더 위험 회피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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