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조직이나 사람들은 변화를 싫어하고 변화에 저항한다. 이를 Inertia라고 한다. 그래서 조직에서 혁신이 어렵다. 변화에 대한 저항 Inertia는 일반적으로 게으른 사람일수록 그 정도가 크다. 그런데 이 Inertia를 잘만 이용하면 좋은 전략이 만들어질 수 있다.
미국 사람들의 저축율은 매우 낮다. 미국에서 기업의 직원들이 401(k) 연금에 가입하면 직원이 가입한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 회사에서 matching fund로 추가 지원받는다. 예를 들어, 직원이 매월 $500을 연금에 저축하면 회사에서 $500을 지원해주어서 매월 $1,000을 저축하는 셈이된다. 이런 좋은 제도가 있어도 401(k) 연금제도에 가입하지 않는 직원들이 30%나 된다고 한다. 왜 이럴까? 전문가들은 직원들이 연금제도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를 1) 지금 당장 집에 가져가는 금액이 적어지는 것을 싫어하고, 2) 연금에 가입하는 변화에 대한 inertia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베스트셀러 Nudge의 저자, Thaler와 Sunstein은 일종의 Nudge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Save More Tomorrow 방식을 이용하면 기업 직원들의 연금 가입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이 제도는 1) 직원들이 현재 집에 가져가던 금액을 감소시키지 않고; 2) 직원들이 변화에 대해 갖고 있는 inertia가 현재 변화에 대해서는 강하지만 미래 변화에 대해서는 약하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Save More Tomorrow는 직원들에게 앞으로 급여 수준이 오르면, 그 중 일정 부분을 반드시 연금에 가입할 것을 약속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예를 들어, 내년에 연봉이 $5,000 증가하면, $3,500은 연금에 가입할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집에 가져가는 금액이 감소하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연금에 가입하는 것도 아니니까 이에 대해 반대하는 직원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저축율이 3배나 급증했다고 한다.
이 제도는 앞으로 급여가 오르면 자동적으로 연금 가입이 되도록 default로 만들어 버리고 연금에서 탈퇴하는 것을 변화하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 변화에 대한 inertia가 있어서 탈퇴를 귀찮은 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에 연금 가입 비율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사후 장기 기증을 opt-in 방식으로 default로 만들어 버려서 사후 장기 기증을 하지 않으려면 별도로 의사표시(opt-out)를 해야 하는 제도를 들 수 있다(“중요한 의사결정은 미루거나 다른 사람들이 대신 해주기를 원한다.” 참조). 이런 제도를 채택한 국가들에서는 사후 장기 기증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Source: Get Laziness on Your Side